내가 알던 가지 맛이 아니다.
올해 처음 가지를 심었다.
그래서 그동안 잘 먹지 않았던 가지를 자주 먹는다.
가지를 심지 않았을 때 가지를 사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불호 식재료였다.
그때 알았던 가지 요리는 딱 한 가지.
가지를 쪄서 양념간장에 무치는 것인데 물컹한 식감이 싫었다.
텃밭에서 주기적으로 가지를 수확하면서 활용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지볶음뿐 아니라 짜장, 카레 등을 만들어 먹었다. 무첨가로 구워 양념간장 곁들여 먹기도 했다. 아, 된장찌개에 넣기도 했네.
이번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가지를 먹고 싶었다.
전에 서울 인사동에 있는 ‘발우공양’에서 먹었던 표고버섯탕수 생각이 났다.
가지도 튀겨서 탕수로 만들면 맛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튀김은 번거롭다. 그래서 튀김 같은 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가지를 통으로 어슷썰기 하여 소금에 절였다.

살짝 절인 가지를 키친타월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했다.

비닐봉지에 튀김가루와 가지를 넣고 섞었다. 고추 찜 할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달군 팬에 탄산수로 반죽한 튀김옷을 묻힌 가지를 구웠다.

겉바속촉, 식감이 매우 좋다.
맛은 그동안 내가 알았던 가지 맛이 아니었다.
오오오!!!!! 대박이다.

접시에 담으며 먹고,

이웃분께 드릴 거 담으며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자꾸 손이 가는 맛이었다.

진간장에 쪽파, 마늘, 참깨,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어 만든 양념장.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양념장을 곁들이니 화룡점정이란 말이 저절로 나왔다.
여러 가지로 변신이 가능한 가지를 알아주지 못하고 그동안 외면했던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