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 많이 두렵다.
신경치료 한 치아에 충치가 심해져 혀가 닿으면 동굴이 느껴진다.
어제오늘 생긴 일 아니고 아주 오래전부터…
어느 날 씌운 크라운이 떨어져서 치과에 갔더니 다시 붙여 주면서 얼마 못 가 또 떨어질 것이고 부서진 치아 발치가 시급하다고 하였다.
발치…
나에겐 쉬운 결정이 아니다.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병명이 생소한 사람이 더 많을 이 질병 때문이다.

동굴이 점점 더 커져 잇몸이 아파왔다.
‘발치만이 답이다.’라고 진단한 치과 말고 새로 개업한 치과를 찾았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치아가 부서졌고 뿌리가 녹아가고 있어 염증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빨리 발치하지 않으면 다른 치아나 코 쪽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파인 부분을 메꿔 주는 보존치료 방법이 있을 거란 내 기대는 파사삭 부서졌다.

이 병원에서 발치를 할 것인가, 소견서를 받아 혈액내과가 있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갈 것인가…
의사는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고 출혈에 대한 걱정도 이해해 주었다.
어느 병원에서 치료받던 빨리 발치하는 것이 좋으니 원하면 소견서를 써 주겠다고 했다.
한참 고민 끝에 그냥 서울마음치과에서 발치를 했다.
빼놓은 뿌리가 세 개다.

거즈를 물고 병원에서 30분 대기했다. 그런데 지혈이 되지 않았다. 지혈제를 넣고 꿰맸다.
바로 지혈제를 쓰지 않은 것은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비보험이다.
거즈를 물고 처방해 준 약을 사서 집으로 왔다.
두 시간 반이 지나 거즈를 뺐은데 피가 났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두려운 마음으로 다시 거즈를 물었고 후회와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
다행히 새벽에 지혈이 되었다.
빼야 할 치아가 하나 더 있는데 그냥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