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살구가 가득 담신 음료수 박스를 가지고 왔다. 해마다 나에게 살구를 주는 그 집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집은 바로 친정엄마처럼 나를 챙겨주던 내 친구. 그녀는 지금 많이 아프다. 자기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고 있다. 누구보다 건강했고, 부지런했었는데… 손가락에 힘을 줄 수 없다고 했을 때 무심히 넘긴 일이 마음에 걸린다. 한의원에서 침 맞고 정형외과 진료도 여러 번 받았는데 발견하지 못한 의사들도 원망스럽다. 주인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살구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올해도 나에게 왔다. 아주 잘 익었다. 늘 하던 대로 씨를 빼 내고 작게 잘랐다. 손질한 살구는 냉동 보관하며 아침 건강스무디 재료로 이용할 것이다. 올해는 살구 에이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