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가입한 단체가 있다. 봉사활동을 하며 한 달에 한 번 식사 모임으로 친목을 다지고 있는데 점심과 저녁 번갈아 가며 만난다고 한다. 내가 가입한 날은 점심 모임일로 콩물국수를 먹었다. 두 번째 만남인 이번 모임은 저녁 먹는 날, 더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다. 메뉴는 삼겹살! 우리나라 대표 회식 메뉴인 삼겹살이었다. ‘삼겹살에 쐬주 한 잔!’이 일반적인 회식문화. 그 문화 속에 나는 큰 핸디캡을 갖고 있다. 삼겹살 못 먹고 술도 마시지 못하지만 참석했다. 이런 자리를 회피하지 않고 잘 어울릴 능력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직장, 단체 생활에서 터득해 놓았다. 눈앞에서 익어가는 고기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맥주잔에 사이다 받아놓고 건배!! 짠~!! 하고 한 모금, 또 짠!! 하고 한 모금….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