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딱 한 포기 있는 목단이 꽃 두 송이를 피웠었다. 그 꽃이 아름다움을 불사르고 떠난 자리의 변화를 관찰했다.

처음 맺힌 열매 모양은 모르겠다.
내가 발견했을 때는 이미 큰 씨방이 뽀송뽀송한 솜털을 덮고 있었다.
그때 목단 씨앗이 나타나는 과정을 관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드나들며 살펴보았는데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솜털이 거의 없어지고 껍질이 살짝 쭈글 해진 것을 발견했다.


거의 3개월 경과,
비가 자주 내려 며칠 무심했던 사이 씨방 하나가 사라졌다. 땅을 살펴봐도 아무것도 없다.
잎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씨방을 보니 이미 다 벌어져 4개의 씨방은 이미 비었고 달랑 하나에 씨앗 두 개가 들어 있다.
목단 씨앗은 큰 콩 같다.


또 하루가 지나고 목단 씨방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 되었다.
씨방 하나는 빈 통이었을까?
나는 씨방 모두 한꺼번에 벌어져 그 안에 들어있는 씨앗이 모두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토록 오랫동안 침묵하듯 무표정했던 목단 씨방이 벌어질 때는 순식간에 큰 변화를 보였다.
이번 목단 씨앗 만나기 관찰을 통해 무언가를 관찰할 때는 변화가 없더라도 매일매일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새벽, 목단 씨방은 입을 닫고 있다.
한 번 열리면 계속 그 상태로 유지되는 줄 알았던 나에게 또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그동안 내가 변하는 모습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던 이유가 주로 새벽에 관찰했던 때문이었던 것 같다.
관찰 시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되짚어 생각해 보니 씨앗의 모습을 내 보인 시간은 대낮이었다.
자연의 세계는 참으로 신비하다.


목단 씨앗을 발아시키는 방법을 검색해 보니 물에 담가 두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2022-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