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먹으러 와요.” 현관 앞에서 마늘을 까고 있는데 아랫집 아저씨께서 불렀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집 안으로 들어와 전화기를 챙기며 보니 부재중 전화…, M언니였다. 그분이 여럿이 앉을만한 마루가 있는 아랫집으로 수박을 가자고 오셔서 동네 사람들을 부른 것이었다. 수박을 먹으며 폭우 이야기가 오가다 자연스럽게 부치기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동네 날궂이. 각자 자신에게 있는 재료와 도구를 가지러 다녀왔다. 우리도 청양고추, 호박, 감자와 식용유를 보탰다. 수박 가지고 오신 M언니는 부치기 장인. 잔치를 방불케 하는 날궂이가 거침없이 진행되었다. 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섞어 부친 전은 쫄깃쫄깃했다. 여러 종류의 채소들이 어우러졌으니 맛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참여한 사람 외에도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