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일상

올해도 살구를 받았다.

바람될래 2022. 7. 16. 08:00

남편이 살구가 가득 담신 음료수 박스를 가지고 왔다.
해마다 나에게 살구를 주는 그 집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집은 바로 친정엄마처럼 나를 챙겨주던 내 친구.


그녀는 지금 많이 아프다.
자기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고 있다.
누구보다 건강했고, 부지런했었는데…
손가락에 힘을 줄 수 없다고 했을 때 무심히 넘긴 일이 마음에 걸린다. 한의원에서 침 맞고 정형외과 진료도 여러 번 받았는데 발견하지 못한 의사들도 원망스럽다.


주인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살구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올해도 나에게 왔다.
아주 잘 익었다.


늘 하던 대로 씨를 빼 내고 작게 잘랐다. 손질한 살구는 냉동 보관하며 아침 건강스무디 재료로 이용할 것이다.


올해는 살구 에이드를 먹어 볼 요량으로 살구청도 담았다. 기본 재료인 살구와 설탕에 꿀을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맛이 괜찮으면 살구 주인에게도 맛을 보여 줘야겠다.


또 한 가지 방법으로 전자레인지 식품건조 기능을 이용해 보았다. 이 방법은 실패다.
그릇 선택 오류. 질척하고 신맛만 남았다.


내가 나고 자란 집 뒤란에 살구나무가 있어 여름이면 잘 익은 살구를 실컷 먹을 수 있었다.
살구를 손질하며 옛집 생각도 나고, 치료 방법 없는 병을 앓고 있는 친구의 상태가 안타깝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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