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45

우리 집 뒷산에는 세 가지 길이 있다.

정기산행이 취소되었다. 느긋하게 기온이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집을 나섰다. 같은 길이라도 진입을 다르게 하면 새로운 기분이 든다. 오늘은 드림채 아파트와 극동 아파트 사잇길로 걸어 보았다. 아마 이 길은 주로 두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극동 아파트 쪽 길로 걷는다. 정문을 지나니 인도가 끝나 살짝 당황, 멈칫하다가 영광교회 앞으로 전진. 별빛 트레킹길 안내도가 반긴다. 교회 앞 경사로를 오르면 삼거리에 이정표가 있다. 이곳을 기점으로 별빛 트레킹길과 소담 숲 길이 공존하는 길을 두 바퀴 걸었다. 한 번은 고리형태로, 또 한 번은 원형으로. 나는 걸음이 빠르지 않아 한 바퀴 걷는데 약 45분 정도 걸렸다. 두 바퀴 걸은 걸음이 만보가 되지 않았다. 조금 더 걷기로 했다. 진행 방향으로 조금 ..

함박눈 맞으며 물무리골 산책

아침부터 꽤 큰 눈송이가 내렸다. 파크골프를 칠 수 없을 만큼. ‘눈 올 때 걸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던 물무리골을 J언니와 걷기로 했다. 각자 집에서부터 걸어 영월의료원 앞에서 만났다. 우리가 장릉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계속 눈이 내려 쌓였다. 장릉 담장을 따라 걷는 길은 언제 봐도 예술이다. 평상시보다 한적한 주차장을 지나 작은 개울 다리를 건너면 자작나무가 환영인사를 한다. 이어 전나무숲으로 들어섰다. 초록과 함박눈이 만들어 준 동화 속 세상이다. 마음이 정화되는 풍경과 기온. 여유로운 걸음. 평화롭고 행복한 산책길이었다. 눈길 산책을 마치니 점심시간, 인근 맛집 장릉 보리밥집에서 시골스러운 점심 한 상 받았다. 늘 오늘만 같아라~~

식사, 차, 술 다 있다! 비탈길 굽이돌아.

첫 방문이라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게 될 풍경을 갖고 있는 ‘비탈길 굽이돌아’. 생선찜을 먹으러 방문했다. 예약 필수. 문을 들어서는데 눈에 확 들어온 파래 새우전! 이건 꼭 먹어줘야 한다며 주문했다. 원래 예약했어야 하는데 다행히 주문 접수가 되었다. 먼저 반찬이 차려지고 파래 새우전이 나왔다. 테이블에서 잘라주는데 바사삭 소리가 났다. 두툼한 전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파래 향이 진하게 풍겨 나오는 파래 새우전, 반했다. 전을 거의 다 먹었을 때 모둠 생선찜이 나왔다. 가오리, 코다리, 갈치, 가자미가 매운 양념과 어우러져 있다. 냄새부터 매웠다. 양념을 최대한 긁어내고 생선 살만 골라 곁들여 나온 콩나물과 양배추, 밥으로 매운맛을 달래 가며 먹었다. 아~~ 나는 맵..

복어 요리 전문점 [ 승리식당 ]에서 찜 먹은 이야기

복어 포함, 해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승리식당에서 모임이 있었다. 메뉴는 해물찜과 아귀찜. 4인 1 메뉴라 반씩 나누어 주셨다. 간은 세지 않았는데 약간 매웠다. 해물이 적게 들었다는 느낌?!! 요즘 해물이 비싼가 보다. 개인 접시에 덜어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면 된다. 우선 찜만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어도 되는데 우리는 갓 지은 밥과 함께 먹었다. 찜의 매운맛 상쇄시키느라 조금씩 먹었는데 어느새 밥 한 공기가 사라져 버렸다. 간판의 글씨가 바랬을 정도로 오래 자리를 지켜 온 승리식당. 주로 모임 때 가는 곳이다. 오랜만에 방문한 건데 찜 맛이 좀 덜해진 것 같다. 이 평가는 음식 맛이 바뀐 건지 내 입맛이 바뀐 건지 아리송한 점이 있다. 요즘 내가 양념 많이 한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썸 플레이스에서 커피 한 잔!

카페메이트에 커피 받으러 나가는 길에 만나 커피 한 잔 하려고 Y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투썸 플레이스에 있으니 오라고 하셨다.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 플레이스가 영월에 개점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나는 한 번도 안가 본 곳이다. 아메리카노 커피와 언니가 맛있게 먹었다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사 주셨다. 커피 맛이 내 취향이다. 딸기 생크림 케이크는 부드럽고 달콤했다. 반할만한 맛이다. 투썸 플레이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반가운 조우. 쉼… 좋은 시간이었다. 매장이 넓어 시야가 시원했다. 테이블은 2~4인용이 많았다. 평일 대낮이라 그런지 빈자리가 많았다. 빈 컵을 치우며 보니 예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거기서 사진을 찍지 못해 투썸 플레이스 홈페이지에서 퍼왔다. 하나쯤 소유해도 괜찮겠다.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의 가을

1,200살이 넘은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잎이 노랗게 단풍이 들었다. 예쁜 노랑이 푸른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린다. 1962년 12월 7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하송리마을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정사(對井寺)라는 절 앞에 서 있었으나, 절이 없어지고 주택이 들어섬으로써 마을 가운데에 위치하게 되었다. 암나무로써 나무의 나이는 1,000∼1,200년으로 전해지며, 높이 18m, 가슴높이 둘레 14.9m에 달한다. 지상에서 1.9m 높이에서 북쪽으로 3개, 서남쪽으로 6개의 커다란 가지가 갈라져 자랐다. 주민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본디 있던 줄기는 쓰러지고 밑에서 돋은 움이 자란 것이라고 한다. 가지는 동서로 24.6m, 남북으로 26m 정도 퍼져 있다. 경기도 용문산의 은행나무 다음으로 ..

영월군수배 등산 군민생활체육대회가 열렸다.

나는 한때 일요일마다 산에 오르는 산꾼이었다. 산에 못 가는 지금도 산악회에 적을 두고 있고, 간간이 행사에 참석한다. 11월 2일은 영월군민의 날이다. 그래서 10월 마지막 주에 종목별 영월군수배 생활체육 대회가 열린다. 파크골프 대회 다음 날 웰빙산을 오르는 영월군수배 등산 군민생활체육대회가 열렸다. 나는 ‘오르니 산악회’ 일원으로 참가했다. 웰빙산 주차장에서 개회식을 하고 보덕사를 지나 금몽암 앞에서 산길로 들어섰다. 이 등산로에서 오르면 북면 마차리로 이어지는 시루산 등산도 할 수 있다. 낙엽 수북한 수렛길로 시작된 산길이 급경사로 바뀌고 숨차게 오르다 보니 땀이 줄줄 흘렀다. 마른 낙엽이 미끄러워 스틱이 유용하게 쓰였다. 깔딱 고개 위는 약간의 평지, 이정표와 들마루가 있다. 웰빙등산로와 발산과..

길과 길 사이의 여유 Y 카페는 레스토랑 입니다.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저기 보이는 노란 찻집 오늘은 그녈 세 번째 만나는 날 마음은 그곳을 달려가고 있지만 가슴이 떨려오네 ………..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라면 노란 건물 Y카페를 보면 마음이 설렐 수도 있겠다. 그런데 Y카페에서는 커피와 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레스토랑이니까… 옛날 경양식집 느낌 나는 돈까스 맛집이다. 파스타, 스테이크 그리고 샐러드와 오징어덮밥도 있어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Y카페는 음식 맛도 괜찮았고 서강 건너편 언덕 위에 있어 전망이 좋기로 유명했었다. 파크골프장 오가는 길에 보이는, 도로에서 좁은 길로 들어가야 곳으로 이전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전망을 잃은 대신 접근성을 확보했으니 더 좋은 일일지도… 아파트 밀집 지역이니 말이다. 돼지고기를 먹..

이 집 사위가 되어 보세, 장모님밥상

사위는 백년손님, 백년손님을 위해 장모님이 차린 맛있고 푸짐한 식탁…. “장모님 밥상”이란 단어에는 솜씨 좋은 엄마가 만든 음식 분위기가 스며 있는 것 같다. 한식 백반 전문 “장모님 밥상”에서 모임이 있었다. 꽃게, 새우, 오징어가 들어있는 해물 두부전골. 표고, 새송이, 팽이버섯도 푸짐했다. 밑반찬도 합격. 친절한 응대도 합격. 내 기준에는 좋은 식당이다. 조만간 친한 지인들과 밥 먹으러 방문해야겠다.

결혼식은 동강시스타에서 …

아름다운 동강 곁에 있는 탑스텐 리조트 동강시스타. 연회장인 그랜드볼룸에서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일찍 도착해 아무도 없는 식장을 둘러보았다. 이 길을 아무 생각 없이 ‘버진로드’라고 불렀는데 이제부터는 ‘웨딩 로드’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성차별 언어 (바꾸고 싶은 말) 버진로드(Virgin Road) (뜻) 결혼식장에서 결혼 당사자들이 입장하는 길. 영어로는 웨딩 아일(Wedding Aisle). 성평등 언어 (쓰고 싶은 말) 웨딩 로드 ⇨ 결혼 당사자들이 함께 걸어가는 길을 표현하는 말로 제안. 자리에 앉아서 보는 웨딩 로드도 아주 예뻤다. 전에 우리도 이 자리에서 딸의 결혼식을 치렀었다. 그날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신부는 이 문을 나서 사뿐사뿐 걸었다. 식사는 뷔페. 육회를 좀 많이 먹었고 갓 ..